[정용진 철통결혼식] '막가파식 과잉경호' 끝내 사고...사진기자 3명 피해(종합)

[정용진 철통결혼식] '막가파식 과잉경호' 끝내 사고...사진기자 3명 피해(종합)

기사입력 : 2011-05-10 20:06

 

[Dispatch= 이명구기자] 한국판 '로열패밀리'의 결혼식으로 불릴만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과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의 결혼식이 과잉경호로 인해 끝내 아수라장이 되는 사고로 이어지고 말았다.

 

10일 오후 5시 소공동에 위치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결혼식은 이미 언론을 통해 비공개 결혼식으로 예고됐다. 하지만 대중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된 탓에 결혼식이 열리는 웨스틴 조선호텔에서는 국내 각 언론매체들이 오전부터 취재경쟁을 벌였다.

 

사고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탄 차량이 도착하면서 벌어졌다. 수십명의 사진기자들은 이재용 사장의 모습을 담기위해 차량으로 몰려들었다. 경호원들은 필사적으로 취재를 막았다.

 

 

이 과정에서 3명 이상의 사진기자들이 과잉경호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모 주간지 소속 사진기자는 우산대로 눌러내리는 경호원 때문에 안경이 부러지는 피해를 입었다. 모 일간지 사진기자는 취재장비가 망가졌다. 또한 모 인터넷매체 사진기자는 렌즈가 완전히 파손되기도 했다. 

 

안경이 부러지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은 Y사진기자는 "순식간에 상황이 벌어져 경황이 없었다. 경호원들이 막무가내로 달려들어 취재를 방해했다"면서 "지금 상태로는 정신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하룻밤 지나봐야 몸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당시 취재경황을 전했다.

 

현장에 있었던 한 사진기자는 "비공개 결혼식도 좋지만 전국민이 주목하는 재벌가의 결혼식인만큼 최소한의 취재환경은 만들어 놔야 할 것 아니냐"면서 "철통경계를 한다면서 과잉경호를 벌일 때부터 예견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피해를 입은 기자들은 일단 각 소속 언론사와 협의 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측에 대응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사진기자들은 이번 사고를 한국사진기자협회(회장 한국일보 손용석)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논의를 마쳤다.

 

한국사진기자협회 손용석 회장은 "피해기자와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내부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대처해 나갈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장 취재진에 따르면 정용진 부회장의 결혼식에서 벌어진 돌발사고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고 한다. 정용진 부회장 측은 이미 결혼식 취재를 예상한듯 수십명의 경호원을 사전에 배치해 철저하게 결혼식을 통제했다. 결혼식이 열리는 웨스틴 조선호텔 리모델링 현장으로 통하는 입구를 아예 막고 경호원을 배치했다.

 

 

차량이 출입할 수 있는 입구 왼쪽편에는 웨스틴 조선호텔 차량을 세워 경계막을 만들었다. 비가 오는 날씨 덕에 우산도 하객들을 경호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활용했다. 허가된 차량만 호텔 내부로 진입할 수 있었고 하차하는 고객들 역시 우산으로 막아 철저하게 취재를 차단했다.

 

길을 오가던 시민들은 경호원과 취재진이 뒤엉켜 있는 현장을 보고 어리둥절해 했다. 정용진 부회장의 결혼식임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좋은 날인데 저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 일반인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실제로 이날 결혼식이 열린 웨스틴 조선호텔 앞 길은 경호원들이 하객차량을 우선적으로 진입시키면서 오랜시간 동안 교통혼란을 겪기도 했다. 결국 경찰이 뒤늦게 교통정리를 위해 나타나기도 했지만 별다른 도움이 되진 못했다. 

 

한편, 본지는 지난 4월21일 정 부회장과 플루티스트 한지희 씨 등 양가 집안이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극비 상견례를 가진 현장을 단독 포착해 보도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2003년 배우 고현정 씨와 이혼했으며 한 씨와는 재혼이다.
<사진= 디스패치 이호준기자, 사진제공=OO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