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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단독보도 전후 풍경...집과 사무실의 혼현일체
    기자들 떠들다/scoop desk 2011. 3. 30. 15:39


    디스패치의 사무실은 강남 논현동의 2층 단독주택을 개조한 곳이다. 애초에 모두가 이런 곳을 원했다. 어떤 글을 보니 창조성이 일어나는 공간은 사무실이 결코 아니라고 한다.

    사무실은 사무실 답지 않아야 오히려 편안하게 창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런 오묘한 수준까지 고려한 결정을 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붉은 색 방부목으로 장식된 논현동 명물이 디스패치의 사무실이 됐다.

    무수한 특종전야를 경험했지만 이번만큼은 유독 느낌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우리들의 매체가 첫걸음을 내딛으며 처음 출고하는 단독기사였기 때문이다. 남들이 보는 가치야 어떻든 디스패치 식구들은 눈물날만큼 감동스러운 순간을 함께 보냈다.

    특종전야, 흡연으로 공개경고를 받았던 기억은 이제 추억이 됐다. 담배를 벗삼아 기사를 쓰고 잠을 쫓았다. 사무실 바닥에 야식으로 통닭을 시켜 모두가 둘러앉아 먹기도 했다.

    안동바닥에서 래퍼로 유명했다는 개발팀 막내는 즉흥랩으로 피곤한 새벽에 웃음을 날려주기도 했다. 일하며 즐긴다는 자유로움이 먼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긴장 속에서 첫기사가 무사히 포털에 출고된 것을 확인한 뒤 대부분은 허탈과 피로감 속으로 빠져 들었다. 사무실 구석 구석마다 한자리씩 차지하고 잠이 들었다. 소파, 푸그의자, 병달기자의 침대방. 모든 공간이 사무실이 아닌 집이었다. 

    언제나 모두가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최대한 행복해지도록 서로 노력할 수는 있다. 사무실도 파격, 뉴스사이트도 파격이라는 소리를 계속 듣는다. 

    아주 작은 시도였음에도 이렇게 반응이 격한 것을 보면 내가 살아온 사회가 엄청나게 경직된 곳이었나 보다. 박시연 열애현장 포착 단독기사가 나가고 난 후 댓글은 여전히 '파파라치' 논쟁에 빠져있다. 

    천하에 도덕군자들이 따로 없다. 파파라치식 보도가 싫다면 도덕책을 읽지 왜 연예뉴스를 보는 지 모를 일이다. 인생에서 가장 치열한 한때가 지났다. 

    이제 남은 하루를 조금이라도 즐겨야겠다. 몽롱하게. 그리고 내일 다시 새로운 뉴스를 찾아 즐겁게 여행을 떠나야겠다. <사진은 2층 거실에서 난장을 하듯 널부러져 잠든 사진팀장 덕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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