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기자질을 안 했다면 지금쯤 뭘 하며 살고 있을까? 회사원? 부동산 컨설팅? 복덕방?
예전에 아버지가 복덕방 하나 차려줄테니 기자질 때려치고 차분하게 돈 벌 궁리나 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글만 쓰고 살고 있는 걸 보면 복덕방은 내 체질에 맞지 않았을 것 같다.
새벽 1시30분에 일어나 고민한다. '오늘은 어떤 걸로 포털 메인을 한번 장식해볼까?'
그러던 중 이 '버꺼쟁이' 아저씨를 만났다. 우리가 늘 말하는 '반 버꺼' 아저씨와 비슷하지만 오히려 '더 버꺼'에 속하는 저 헤어스타일이 무척 낯익다.
이 버꺼쟁이 아저씨, 그래도 동경에서 유명한 병원장이란다. NHK 재해방송에 나와 방송을 하다 헤어스타일이 저렇게 망가져서 일본인들에게도 조롱거리가 됐지만...
이 아저씨를 보면서 기자는 참 좋은 직업이란걸 느낀다. 내가 평범한 회사원으로, 복덕방 사장으로 살았다면 이 버꺼쟁이 아저씨를 알 수 있었을까?
하루에도 편하게 수 백, 수 천개의 기사를 보면서 나는 미지의 세계를 헤엄친다. 뉴스를 보지 않는 이상 전혀 알 수 없는 사건과 현상을 수없이 경험하고 체험한다.
그런데 나는 이걸 업으로 여기며 살아가고 즐기고 있으니, 기자가 좋은 직업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