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 소, 돼지 기사로 제2의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에서 일어나는 해괴망측한 '수간' 기사를 다루며 또 하나의 재미를 느꼈다.
세상에는 참 희한한 일이 많다는 것도 그때 알았다.
그런 자신감 때문이었는지 디스패치에서도 개, 소, 돼지, 말은 나와 궁합이 잘 맞을 줄 알았다...
그런데 6일 오전 11시 나는 좌절감을 맛봤다.
소, 돼지, 말을 쓰면서 나름 재미있다고 느낀 뉴스가 남에게는 'so-so'였던 것이다.
물론 나는 그 사람들의 밸류 판단이 정확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 각자의 취향도 있을 것이고, 보는 시각도 다를 것이다.
이런 생각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 오후에도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감을 찾고 또 찾겠지...
개, 소, 돼지는 속도와 재미 싸움인데 그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팝뉴스, 나우뉴스 등등 수많은 에디터들이 눈에 불을 켜고 동물이나 SF물을 뒤지고 다닌다. 내가 그들보다 어학 실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지런한 성격도 아니다.
우리 매체만 있으면 해외토픽은 석권하리라 자신했던 내 자신이 참 부끄러워진다. 더욱 겸손한 마음으로 처음부터 시작해야겠다. 개 돼지 외계인을 때려잡는 그날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