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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 시즌3 명대사 옮겨적기
    기자들 떠들다/scoop desk 2014. 12. 26. 07:51


    마음이 심란 할수록 일에 집중하자는 것이 나름의 대처법이었다. 일에 열중하지 못하면 억지로 책이라도 읽거나 미뤄뒀던 영화나 드라마를 몰아서 본다. 모두 현실탈출법이다. 묘하게도 미국 드라마 '뉴스룸'은 마음이 심란할 때마다 보게됐다. 


    최근 '뉴스룸'이 시즌3로 끝났다는 소식을 신문칼럼으로 알았다. 텅빈 새벽 사무실은 무엇이든 핑계삼기에 최적의 장소다. 잡생각이 들 틈도 없이 '뉴스룸' 시즌3를 독파했다. 


    드라마에서 대단한 뭔가를 얻고자 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얻고자 한다면 훌륭한 한권의 책과 좋은 드라마는 큰 차이가 없다. 작가가 쓴 작품을 영상으로 옮긴 것이 결국 드라마 아닌가. 


    '뉴스룸' 시즌1을 수습기자의 자세로 봤다면, 시즌2는 데스크로 빙의해 시청했다. 그리고 '뉴스룸' 시즌3은 뉴스부 전선에서 한발 떨어진 나이먹은 기자 입장에서 보게됐다. 시즌1, 2, 3편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빠져들 흐름을 주고 있었다.     


    '뉴스룸' 시즌1, 2편을 보면서 명대사를 정리해 보고 싶었다. 뉴스를 만들고 있기에 주옥같은 그 대사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오래 두고 보고 싶었다. 게으름은 결국 '뉴스룸' 시즌3에서야 실천에 옮기게 됐다. 이번에도 명대사를 정리해 놓지 않으면 후회가 뻔했다.


    최근 디스패치에는 4명의 인턴기자가 입사했다. 그들은 뉴스부 기자들 모두가 그랬듯 200자 원고지에 남의 기사를 옮겨적는 것으로 기자생활을 시작했다. 받아쓰기도 아니고 옮겨쓰기, 일명 '필사' 혹은 '판서'다. 


    소설쓰기를 꿈꿔본 사람들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본다. 글쓰기의 왕도는 없을까. 정답은 의외로 어렵게 찾을 필요없이 널리 공개돼 있다. 많은 책을 읽고 좋은 작품을 그대로 옮겨써라. 


    원고지 1,000매가 넘는 장편소설을 한번이라도 옮겨 쓸 수 있다면 그는 충분히 자기 글을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글쓰기 학원 대신 직접 실천해 보라. 아마도 이 방법은 대단히 무식한 옛날식일 것이다. 


    디지털 만능시대에 상상도 못할 아날로그 방식이다. 어린 시절 '명심보감'을 혹독하게 가르쳐 주신 선생님이 계셨다. '공자삼절'의 이야기를 지겹게 들려주셨는데 어떻게 보면 과거의 학습법이었다. 공자가 '주역'을 읽다 가죽 끈이 세번이나 끊어졌다는 이야기로 '위편삼절' (韋編三絶)이 정확한 표현인듯 하다. 


    과거엔 책을 대나무로 만들었고 그것을 가죽끈으로 묶어야 했다. 한권의 책을 되풀이 해서 읽다보면 외우게 될테고, 외우다 보면 깨닫게 된다는 의미다. 공자가 주역을 이렇게 읽었으니 득도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 아닐까.


    '뉴스룸' 시즌3에서는 뉴스를 두고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맞붙는다. 뉴욕타임즈와 버즈피드가 실명으로 등장한다. 뉴스를 다루는 누구나 꿈꾸는 이름들이다. '뉴욕타임즈 혁신보고서'가 회자된 이후 너도 나도 변화를 재촉한다. 어느 언론사가 어떻게 변할지 시시비비를 가릴 여유 따위는 없다.  


    '뉴스룸'이 반복해 던지는 화두는 '좋은 뉴스를 하자'다. 만드는 사람에게도 독자에게도 '좋은 뉴스'란 얼마나 좋은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늘어놓을 변명은 너무도 많다. 인터넷 연예매체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포털중심의 뉴스환경에서도 그렇수 있을까? '뉴스룸' 속 시청률의 고민은 곧 인터넷 매체의 트래픽 고민과 동일하다.    


    분명한건 아직 디스패치 인턴기자들에게 출근 첫날부터 남의 기사를 도둑질하는 어뷰징 기사와 검색어 기사를 쓰게 만들 순 없다. 다행히 '뉴스룸'에 등장하는 신생 인터넷매체처럼 기자 개인적 경험까지 팔아먹어야 하는 살벌한 언론환경은 아니다. 좋은 뉴스를 언젠가라도 해보려면 좋은 기자를 만들어 내는 게 먼저다.


    '뉴스룸' 시즌3의 명대사를 정리는 참, 오랫만의 필사였다. 재생과 정지버튼을 반복해 가며 자막을 옮겨 적었다. 대사가 스포일러일 수도 있지만 차라리 이 시대 언론해부에 가까운만큼 양해를 구한다. 누군가 드라마 '뉴스룸'의 메시지를 독하게 글로 써서 인터넷이나 신문에 낸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겠는가. 



    "우린 할 일을 다했어. 제대로 다 했다고." (뉴스룸 앵커)


    "질책하자고 부른 거 아니예요. 그런 시절은 지나갔어요. 뉴스 잘 해주시길 바래요. 당신의 힘은 당신의 순위에서 나오고, 뉴스부서의 자율권은 당신 힘에서 나요죠. 원하는 이야기, 원하는 말을 마음대로 못할 겁니다. 솔직히 방송에도 못나갈 겁니다. 우리가 이사회에서 보호하려고 해도 당신이 돈을 못 벌면요." (그나마 좋은 언론사 대표)


    "24시간 동안 두번이나 잘못된 폭로가 있었고, 인터넷이나 신문은 누군가의 삶을 위험하게 만들었어." (뉴스룸 앵커)


    "내가 경영권에 대해서 낄 자리는 아니지만...그렇지만 궁금해서 그러는데 만약 네가 회사를 판다면 새로운 오너들은 ACN(방송국)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지 궁금해서 말이야." (뉴스룸 편집국장)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는 영상을 전송하는 것 보다 카메라 장비들을 몽땅 팔아버리는게 돈을 더 벌 수 있다면서요? 그러니까 그렇게 하지 않을까요?" (언론사주의 배다른 자식, 대주주)


    "제가 알기로는 방송 할 지 결정하는 기준은 첫째, 정확하다고 자신 할 수 있는가. 둘째, 대중의 흥미를 끌 수 있는가예요." (뉴스룸 웹사이트 담당자)


    "난, 나만의 세번째 기준이 있는데, 이게 내 부하직원을 감옥에 보낼 가능성이 있을까야." (뉴스룸 앵커)


    "CNN은 타임워너사의 이익 중에 작은 부분을 대변하고, NBC 나이틀리 뉴스는 콤캐스트의 작은 부분이지." (뉴스룸 편집국장)


    "ACN은 그보다 아틀란티스의 더 작은 부분이죠" (언론사주의 배다른 자식, 대주주)


    "하지만 그 회사들은 모기업의 얼굴과 목소리지." (뉴스룸 편집국장)


    "그래서 어쩌라고요?" (언론사주의 배다른 자식, 대주주)


    "리스 랜딩(언론사 대표), 뉴스 네트워크의 사장으로 내가 매일 해야 하는 일은 이 녀석과 싸우는 일이지. 내가 매일 해야 하는 일은 레오나와 싸우는 일이야.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거야. 나는 그 전투 중에 대부분을 이긴다는거지. 


    어떤 네트워크의 사장이 모기업에 뭐라고 할 수 있겠어? 내가 매일 그런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내가 이기게 해주기 때문이지"


    "리스와 레오나(언론사 사주)는 그저 ACN이 좋은 뉴스를 만들길 원해. 그리고 우리가 언제나 성공적인 뉴스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 하지만 우리가 언제나 시도하고 있고 그들은 내가 이기게 해줘. 그들은 그냥 우리가 우리 일을 하기를 원하는거야. 


    공익으로 애국적인 희생으로 그리고 도덕적 의무로 말이지. 그들은 ACN이 단순하게 이익창출만을 하길 요구하지 않아. 왜냐고? 돈 따위는 여유가 있으니까." (뉴스룸 편집국장)


    "일자리 제안 중 몇몇은 우리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들이 제안하는 걸거야...언론매체 중 일부에게는 우리를 향해 칼을 갈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자산이 되거든." (뉴스룸 PD)


    "다른 계열사를 파는 것은 어떤가요? 왜 우리죠?" (뉴스룸 경제기자)


    "과세대상을 보면 우리가 적합하다는군. 그리고..." (뉴스룸 편집국장)


    "전시용 판매죠" (뉴스룸 경제기자)


    "그래, 뉴스방송사를 소유하는 것은 위치추적 소프트웨어 회사를 소유하는 것보다 멋진 일이니까(뉴스룸 편집국장)


    "인센티브 말이야" (뉴스룸 PD)


    "그건 인센티브가 아니야. 보너스지"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페이지 조회 수에 따른거지" (뉴스룸 PD)


    "그래"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페이지 조회가 많아지면 월급도 많아지지(뉴스룸 PD)


    "자본주의의 세계에 당도한 것을 환영하오. 낯선이여 이리 와 주시니 기쁘오."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나도 시장이 뉴스에 대해서 어떠한 압력을 주는 지 이해해. 하지만 참언론인들은 언제나 그러한 압력에 반발해 왔다고" (뉴스룸 PD)


    "내 인센티브는 뉴욕타임즈 기자의 인센티브와 다를 것이 없어."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만약 그 기자들이 조회수 경쟁을 해서 돈을 받는다 치면, 타임즈의 첫 페이지는 지금과 아주 많이 다를거야...과장된 기사라면 어떤 사람들이 읽을까? 페이지 조회수로 돈을 받는 장본인이 읽지." (뉴스룸 PD)


    "뉴스방송국에 적용할 수 있는 분열의 예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죠?" (뉴스룸 편집국장)


    "사용자 기반 콘텐츠나 대중참여 뉴스도 되겠죠...왜 채널이 하나여야 하죠? 왜 500개면 안되나요? 콘텐츠에 돈도 지불할 필요가 없는데요. " (새 언론사주, 신흥 IT재벌)


    "네트워크 사업에 대한 당신 계획이 어떤지 궁금해요." (뉴스룸 앵커)


    "최고의 뉴스 네트워크로 만들어 동시에 세상을 바구게 할꺼라고 말하면 어쩌시겠습니까?" (새 언론사주, 신흥 IT재벌)


    "세상을 어떻게 바꾸겠다는거요?" (뉴스룸 편집국장)


    "ACN에 100억 정도 예산배정을 할 생각인데 어떻습니까? 젊은이들이 뉴스를 보게 만들어 그걸 기반으로 당신이 죽을 때까지 ACN이 안망하게 할거예요. 


    뉴스수집, 뉴스송출 인터넷이 닿는 곳 어디로든 뿌리내리게 할겁니다. 인터랙티브, 팟캐스트, 라이브 스트림, 텀블러, 페이스북, 트위터, 우리 시청자가 현장리포터가 되도록 할거구요. 인스타그램, 바인, 스냅챗, 블로그를 통해서 말이죠.


    제말 알아듣고 있는거죠? 이용자가 시청자가 되고 우리 시청자가 뉴스제공자이기도 합니다. 그게 제 계획이예요." (새 언론사주, 신흥 IT재벌)


    "재능, 경험, 자격 같은 것에 대한 당신의 무심함이 놀랍군요. 댁이 한 말중에 진실, 신뢰, 전문성이란 단어가 안나온건 실수라 칩시다. 댁이 2등을 무시하는 것도 좀 모순이 있네요. 


    왜냐면 전화기 따위로 하는 것만 최고라 생각하고 글로 쓰는데 걸리는 시간은 쓰레기라고 믿고 있으니 나이먹은 사람으로서 당신이 하는 것보다 더 젊은이들을 존중하오." (뉴스룸 편집국장)


    "이로서 내가 선언하건데 아마추어들은 멋지고 전문기자들은 20년 전 구닥다리일뿐이다. 전문가들 대신 올드미디어라고 해도 되겠고..." (뉴스룸 PD)


    "내가 한번 말해볼까. 넌 독자들에게 화가 나 있는거라구. 그들이 좋아하는 걸 좋아하는게 네 맘에 안드는거라구. 그들이 널 좋아해 주길 원하는거잖아. 그건 나랑 다를바 없어."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나에 대한 것이든, 나를 좋아하는 것, 팔로잉, 친추, 유행 따위 관심이 없다구. 그런건 다 추악해." (뉴스룸 PD)


    "넌 최신기술 때문에 피해본거 있는거같군"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넌 뭐가 있는데..." (뉴스룸 PD)


    "디지털 혁명에 동참하고 싶을 뿐이야. 다른 것에도 동참하고..."  (PD동거녀, 신생 인터넷 매체 기자)


    "저런, 기계쪼가리 따윌 얘기하는게 아니라구. 그냥 내말이 맞다고 해주면 되자나. 제발....디지털 혁명 따위 얘기할 때는 우린 기업장인들에게 신세지고 있는게 아냐라고 말해달라구. 아니면 그저 좋은 것에 대한 취향의 차이라고." (뉴스룸 PD)


    "저년은 우리 방송국을 갈가리 찢어놨어요. 우리 방송국이 아니죠. 제 방송국 말이예요. 그러니 저 델마와 루이스에게 퇴거명령을 내리고 제 사유지를 떠나라 하세요. 5분 안에요. 아니면 지금 당장 이 씨발 잡것들의 모가지를 다 날려버릴거니까." (새 언론사주, 신흥 IT재벌)


    "아니, 그럴 순 없어.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나만 할 수 있어!" (뉴스룸 편집국장)


    "뉴욕에서 가장 비싼 홍보전문가들이랑 밤을 새워 생각했다고요." (새 언론사주, 신흥 IT재벌)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게 있는 것 같은데" (전 언론사주)


    "그게 뭔데요?" (새 언론사주, 신흥 IT재벌)


    "네 홍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실제로 너한테 문제가 있기 때문이야.(전 언론사주)


    "배에 작은 구멍이 있어. 그 구멍은 절대 고쳐지지도 않고, 다른 자리로 옮겨지지도 않아. 그리고 넌 새 배도 얻을 수 없어. 이건 너의 배야. 네가 해야 하는 건 물이 들어오는 속도보다 물을 빨리 퍼내기만 하면 돼." (뉴스룸 앵커가 신임 편집국장에게)


    "그거 알아 친구, 옛날, 내말은 지나간 10분 전쯤에 우리는 좋은 뉴스를 했어. 어떻게 그게 가능했는지 알아? 우리가 그러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뉴스룸 편집국장이 앵커에게)


    "오늘도 좋은 뉴스를 하자고, 여러분!" (뉴스룸 신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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