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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스패치가 사라졌다?’…219-18 시대를 끝내며
    기자들 떠들다/scoop desk 2017. 2. 23. 17:56

     

    [Dispatch] 디스패치가 사라졌다?


    간판이 사라진 것은 사실입니다. 디스패치가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219-18 시대를 끝냅니다.

     

    2010년 12월 찬바람 불던 어느 겨울날, 이곳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당시엔 강남의 유명 오토바이 심부름 서비스 센터로 쓰이던 곳이었습니다.

     

    뉴스부가 썼던 1층은 콜센터였고, 개발팀 등이 사용했던 2층은 종횡무진 강남을 누비던 바이커들 숙소였습니다.

     

    나름 최선을 다해 내외부를 꾸몄고 주택가 골목엔 빨간집이 생겼습니다. 2010년 해를 넘기기 직전인 12월 30일 ‘디스패치 뉴스그룹’ 법인이 만들어졌습니다.

     

    “나무를 베느냐? 마느냐?”

     

    219-18 주차장 한편으로 나무 세그루가 있었습니다. 나무를 베어내면 차 한대 주차 할 공간을 더 확보 할 수 있었죠. 고민이었습니다.

     

    어른의 지혜를 구했습니다. “나무 죽이는거 아니다. 그대로 둬라.”

     

    늘 주차전쟁이 일어날 때마다 나무를 쳐다봤습니다. 늘 푸르게 서있는 나무를 보면서 후회는 없었습니다. 불행히도 세그루 중 한그루는 고목이 되고 말았습니다.

     

    “벽에 저 탱화는 뭐지? 떼야 해? 말아야 해?”


    뉴스부 옆방 벽의 낡은 도배지를 찢어 냈을 때였습니다. 탱화가 나왔습니다. 믿는 사람 믿고 안믿는 사람 안믿는 것이겠죠.

     

    뉴스부도 답을 내기가 어려웠습니다. 역시 어른의 지혜를 구했습니다. “그대로 둬라. 뜯는거 아니다.”

     

    이후 누군가는 잊지 못하고 믿지 못할 경험담을 늘어놓기도 했죠. 어쨌든 대부분 기가 만만치 않은 덕인지 빨간집에서 만 6년 2개월을 너무 잘살고 떠납니다.

     

    ‘뉴스는 팩트다’

     

    단 하나의 슬로건으로, 한국에 이런 매체 하나쯤 있어야 한다는 믿음 하나로, 견뎌온 시간들이었습니다.

     

    뉴미디어나 대안언론까지도 아니었겠죠. 벤처 축에도 들지도 못했을겁니다. 디스패치의 시작과 도전은 219-18번지에서 많은 추억과 사연을 남겼습니다.

     

    함께 시작한 이들 중에서 떠나간 이도 있고, 새로운 식구가 된 이도 있으며, 여전히 하나인 이들도 있습니다. 그들 모두에게 소중한 공간이었고 지금의 디스패치가 만들어졌습니다.

     

    독자들이 기억하는 단독과 특종 기사들. 그것은 모두 논현동 골목길 빨간집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기사 하나 하나가 출고될 때마다 함께 모여 밤을 지샜습니다. 그날, 그 시간들은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간혹 2층 창가에서 내려다 보면 길가던 누군가가 인증샷을 찍습니다. 디스패치의 빨간집과 흰색 제호를 배경으로 추억을 남겼습니다.

     

     

    기록이 직업이면서도 사실 자신들의 기록엔 심각한 게으름이 있습니다. 이 글과 사진을 남기는 이유입니다.

     

    디스패치의 빨간집에 와보신 분들은 그리 많지 않을겁니다. 떠나기 전에 우리들이 뒹굴며 살아온 그곳을 공개합니다.

     

    오는 3월 30일은 디스패치 창간 6주년입니다. 2월 20일 월요일에는 219-18에서 사라진 디스패치의 간판이 새로 걸릴 공간으로 떠납니다.

     

    서울특별시 강남구 논현동 255-22번지.

     

    디스패치의 두번째 시작과 도전을 함께 할 곳입니다. 이번엔 빨간집이 아니라 하얀집입니다. 넓은 창과 베란다가 길을 향해 시원하게 열려있습니다.

     

    누구라도 디스패치의 독자라면 길가다 한번쯤 들렀다 가기 좋은 곳입니다. 새집에서는 좀 더 독자들과 가깝게 가슴을 열고 살겠습니다.

     

    시국은 어수선하고 먹고 살기는 더 힘듭니다. 연예뉴스 한줄이 무슨 위안이 되겠습니까만은 디스패치 본연의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좋은 독자든 나쁜 독자든 독자가 없는 매체는 존재할 수 없겠죠. 여러분의 열망대로 디스패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할 것이라 믿습니다.

     

    꽃피는 3월엔 디스패치의 새집도 공개하겠습니다. 219-18 시대를 있게 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응원과 격려, 비판과 질책 부탁드립니다.

     

    <디스패치 식구들 일동>

     

     

    ♥ 디패 새집과 인증샷을 찍어 보내면 선물이?

     

    -디스패치 새집과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 메시지로 보내주세요. 추첨을 통해 디스패치 취재수첩과 스티커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디스패치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koreadispatch/

     

     

    2010년 12월, 디스패치가 자리를 잡은 곳…

    1층 뉴스부 유리창이 한번쯤 깨질줄 알았는데…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고…

     

     

    제호 위로 보이는 파란 하늘을 추억삼아…

    2017년 2월 20일 이사를…

     

     

    누군가 태극기를 사랑한다더니…

    깃대 설치도 맘대로 하고, 국경일엔 도둑고양이처럼…

    태극기를 꼽았다 수거해 간다는…

    신주소도 누군가 붙여놨지만…

    여전히 논현동 219-18로만 불렸던 곳…

     

     

    디스패치 현판은 이제 새집 문 옆에 걸릴 것이고…

    낡은 우편함은 더 예쁜 것으로 바꿔야 할듯 싶고…

     

     

    철대문 앞엔 아랍어로 쓰여진 디스패치 이름이 붙어 있었는데…

    두바이 출장갔던 기자들의 기념품이었고…

    언젠가 누군가 뜯어낸 흔적만 남았고…

     

     

    문을 열고 현관을 들어오면 반기는 실내화들…

    웬일로 그나마 가지런히 놓여져 있다는…

     

     

    현관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뉴스부…

    열려 있는 문 안은 비품실…

     

     

    뉴스부 풍경…

    모두 모일 일도 거의 없지만…

    다 모이면 자리부족 현상도 일어난다는…

     

     

    뉴스부 입구쪽에 붙어있는 저 액자의 정체는…

    디스패치 창간 기념 메시지와 사인을 보내준 스타들…

     

     

    뉴스부 벽장은 놓여진대로 기능하는 만능…

    책 놓은면 책장, 술 놓으면 술장…

     

     

    검도 고수인 배우 박성민…

    많은 의미를 담아서 줬던 진검…

     

     

    창에 찢어진 상태로 몇년 째 붙어있는

    중국 배우 ‘안젤라 베이비’ 브로마이드…

    그녀는 저 상태로 디스패치의 많은걸 지켜봤을듯…

     

     

    뉴스부 책상 위…

    이사 때문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어 다행…

     

     

    뉴스부 옆에 붙은 다용도실?

    누우면 자는 곳이고…

    테이블에 음식 깔면 식당이고…

     

     

    옛날집 느낌이 물씬 나는 저 창살문으로 햇빛이 들면…

    생각 보다 로맨틱 했다는…

     

     

    디스패치 스티커를 저기에 누가 붙였는지…

    의미도 없지만 급 궁금해 진다는…

     

     

    어느 해 겨울, 남겨뒀던 샴페인…

    상온보관 했는데 마셔도 될지…

     

     

    뉴스부 회의실…

    원래는 주방이었던 곳을 개조했다는…

     

     

    저 화이트 보드 위에 그려진 것들이…

    오늘의 디스패치를 만들었을 것이고…

    실행되지 못한 일들도 참 많았을 것이라는…

     

     

    2층으로 향하는 검은 계단…

     

     

    위에서 보면 이렇다는…

     

     

    가장 활용도가 낮았던 원탁…

    오래되고 낡은 의자들은 이제 버려질듯…

     

     

    개발팀 방문에 붙여져 있는 스티커…

    미국 앱개발 회사에 출장갔다 가져온 기념품…

     

     

    개발팀 방에 놓여져 있는 2층 침대…

    저 이불 세탁 할 때가 온듯…

     

     

    햇볕이 가장 잘드는 2층 공간…

    누군가 방문하면 차 한잔 나누던 곳…

     

     

    219-18에서의 디스패치는…

    이제 사진으로 남을 것이고…

    버리고 갈 문서는 파쇄기를 통과해 가루가 되고…

     

     

    6년 넘게 자리를 지킨…

    디스패치 간판도 떼어졌고…

     

     

    마지막 밤도 다가오고…

    디스패치 독자 여러분, 새집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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