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뭐해? 얼마나 행복해? 점수로 매기면 몇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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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알람이 울린다. ‘지금 뭘 하고 있나요?’ 있는 그대로 답한다. 이어 묻는다. ‘지금 하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가요?’ 글쎄... 행복도를 점수로 매겨 달란다. 엥?

 

글을 쓰고 있다. 글쓰기는 직업이다. 좋아하는 일을 해서 행복하겠어! 사람들은 대부분 그렇게 말했다. 정말 그럴까? 글쎄...

 

행복 질문을 던지는 알람이 있냐고? 있다. 행복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그 일을 수행했다. 그것도 엄청난 규모로.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지음)에 상세히 결과가 나온다.

 

저자의 결론. 책 마지막을 장식한 글!

 

<내가 찾아낸 ‘데이터 중심 인생 해법’은 다음과 같다. “섭씨 26도의 화창한 날에, 아름다운 강이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장소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하라.”>

 

섭씨 26도, 화창한 날, 강과 바다가 보이는 장소, 사랑하는 사람, 섹스. 모두 데이터로 얻어낸 가장 행복한 조건 중 하나들이다.

 

행복이 이렇게 쉬운 거였어? <서울의 더운 계절은 5월 25일부터 9월 24일까지 4.0개월 지속 되며, 평균 일일 고온이 24°C 이상>(출처 weatherspark) 넉 달 중 화창한 날이 고작 하루 이틀은 아닐 것이다.

 

강과 바다가 보이는 장소? 가면 된다. 사랑하는 사람, 섹스? 음... 이건 쉽지 않다. 사랑해도 고독한 사람은 많은 법이니까. 세월 좋게 달달한 소리나 하고 있다고 할지 모른다.

 

다 필요없고 돈 있는 게 가장 행복하다? 170만 개의 점수 데이터를 포함한 행복 점수 연구 결과.

 

<소득이 행복을 증진하긴 하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으며 특히 고소득자의 경우 그 효과가 미미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소득이 두 배로 늘어날 때 그 사람의 행복은 10분의 1 표준편차 정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확히 부자가 더 부자가 될 때 행복감이 크지 않다는 사실 아닐까. 저소득자가 고소득자가 될 경우 행복 점수는 얼마나 높아지는지 궁금하다.

 

오후 5시, 뭘 하고 있을까? 약속이 있고 음주가 확실하다. 음주의 예상 행복도 순위는 23위, 실제 행복도 순위는 10위다. 차이는 13이나 된다. 만약 알람이 온다면 행복하다고 답할까? 몇 점이나 줄 수 있을까?

 

뭔가 하는 순간마다 가상의 알람을 떠올려 보자. 행복 점수를 스스로에게 묻자. 그 순간 행복하지 않다면? 실제 행복도 순위가 높은 일을 해보자.

 

책에는 부록으로 저자가 조사한 활동별 행복 예상치와 다른 연구자가 작성한 실제 활동별 행복 점수 순위가 표로 공개돼 있다. 순위 차이가 음의 값인 활동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행복을 적게 선사한다. 10가지만 정리해 봤다. (실제 부록은 38가지 활동이 기록돼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