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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비아 종군기자 2명 사망...그들이 남긴 마지막 사진들
    기자들 떠들다/scoop desk 2011. 4. 26. 19:29


    두 명의 종군기자가 리비아에서 취재를 하다 사망했다. 중국의 한 포털사이트에는 이들이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들이 공개됐다. 검색을 해보니 4월22일 연합뉴스에서 짤막하게 이들의 사망 소식을 다뤘다.

    이들은 리비아 서부 도시 미스라타에서 정부군과 반군의 교전상황을 취재해왔다고 한다. 숨진기자는 분쟁전문 취재기자인 팀 헤더링턴과 게티 이미지 소속 크리스 혼드로스 기자다.

    이들은 지난 20일 카다피 정부군과 반군 간의 전투를 취재하던 중 박격포 공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숨진 헤더링턴 기자는 영국 리버풀 출신으로 분쟁 지역에서 대담한 취재로 '세계보도사진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혼드로스 기자는 지난 10년간 코소보와 아프간 등 분쟁지역을 취재해온 세계적인 종군기자였단다. 종군기자에 대한 기억은 영화를 통해 뚜렷하게 머리 속에 각인돼 있다.

    닉 놀테가 주연했던 '언더파이어'와 로버트 레드포드가 나왔던 '업 클로즈 앤 퍼스널'이었다. 전작은 종군기자에 대한 사실감이 생생하고 후자는 로맨스영화인만큼 멋진데다 낭만적으로 표현된듯 하다.

    영화 '언더파이어'에서 주인공인 닉 놀테는 자신이 다니던 식당이 순식간에 폭파돼 생사를 가르는 순간에도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이어지는 장면은 저명한 잡지들과 사진값을 흥정하는 것이다. 이때 종군기자도 역시 하나의 직업임을 알았고, 보도사진의 가치 역시 돈에 따라 정해진다는 것을 알았다.

    반면 '업 크로즈 앤 퍼스널'에 등장한 종군기자는 사명감이 꽤나 강조돼 있다. 내전현장과 전쟁터를 누비는 기자들. 그들은 과연 무엇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사진을 찍는 것일까. 어쩌면 이들의 목적은 전혀 중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전쟁터에 종군기자가 있기 때문에 독자들은 그 어떤 위험도 없이 현장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안정효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하얀전쟁'에서는 월남전을 취재한 한국기자들의 실태를 잘 폭로하고 있다.

    영화만 보면 전투가 벌어지는 곳을 직접 취재하는 위험을 감수하는 한국 종군기자는 거의 없었다는 것. 군대에서 연출해 주는 전투장면에 적당히 현장성을 담아 마치 종군기자인양 행세한 것에 불과하다.  

    하긴 월급쟁이 기자가 전쟁터에서 사명감 하나로 목숨을 건다는 것은 그렇게 쉽게 생각할 문제는 아니다. 사진 한컷에 수백달러에서 수만달러를 즉석에서 흥정하고, 종군기자 계약기간 동안 위험한 만큼 몸값을 받는 외국 종군기자들의 상황과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자의 사명감, 거대 언론매체들의 머니게임, 개인의 욕망. 종군기자들에게는 다양한 상황들이 뒤범벅 돼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것은 '기자는 전쟁터일지라도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 아니었을까.

    이번에 사망한 두 기자는 1970년 생이다. 방탄조끼를 입고 카메라를 양쪽 어깨에 둘러멘 혼드로스 기자의 모습을 보니 많은 생각이 든다. 헤더링턴 기자의 깊은 눈에선 저런 눈빛을 한번이라도 가져봐야 기자다운 것이 아닐까라는 느낌마저 있다.

    하루 하루 부딪히는 뉴스와 현장이 전쟁터 같다는 투덜거림은 철없는 투정이었던것 같다. 종군기자가 꿈도 아니었고 감히 도전해볼 용기를 가져 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들이 남긴 마지막 사진들을 보니 새삼 그 위대함에 장식처럼 달고 살았던 기자란 꼬리표가 부끄러워 진다. 두 종군기자의 명복을 빈다.  

    Tim Hetherington 1970년 - 2011년 4월 20일

    Chris_Hondros 1970년 3월 14일 - 2011년 4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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