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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수코 2' 세미누드 '플레이보이'와 다르다고?
    기자들 떠들다/scoop desk 2011. 7. 12. 15:28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2' 첫방송을 지난 주말 재방송으로 우연히 봤다. 장마 탓에 주말 외출을 포기한 덕에 방바닥을 뒹굴다 보게 된 것이다.

    경마장 촬영에 이어 결정된 최종 결정자들은 첫 미션으로 세미 누드화보 촬영을 했다. 시청률을 위해 그만한 아이템 보다 더 좋은 것은 없었을 것이다. 백번이고 이해한다.

    단 불만스러운 한장면이 있었으니 사진작가 조선희의 발언이다. 세미누드를 찍던 조선희는 "그건 플레이보이잖아"라며 모델들에게 핀잔을 준다.

    플레이보이가 여성의 알몸을 선정적인 앵글로 찍어 팔아먹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누드사진의 수준을 볼 때 그렇게 폄하될 일은 아니다. 플레이보이 같은 포즈와 플레이보이 같은 사진을 원하지 않았다면 모델 머리에 토끼 머리띠라도 빼던가.

    세미누드 소품이랍시고 토끼 머리띠까지 하게 하고는 플레이보이는 아니란다. 이런 역설이 또 있을까. 한국 사진작가들은 누드사진에 있어서만큼은 대부분 비겁한 창작자들이었다.

    유두와 성기노출의 금기를 시원하게 깨지 못했기 때문이다. 예술의 원천인 에로틱 아트를 아예 외면하고 그럴듯하게 세미누드 수준에서 흉내만 내왔다. 플레이보이 출신 사진작가들은 1990년대 이후 대거 미국의 주류사진계와 패션계로 진출했다. 

    패션과 광고가 야해지면서 그들은 여성의 알몸을 해석하는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심지어 수지 랜달 같은 포르노그래피 사진작가도 작품성을 인정받을 정도였다. 반면, 포르노업계에서는 플레이보이 누드를 포르노로 보지 않는다.

    펜트하우스나 허슬러와는 격이 다른, 포르노가 될 수 없는 누드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루이비통의 알몸 광고 사진과 플레이보이의 누드 사진은 차이를 찾아보기 힘들다. 격이 다르다고 애써 세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기야 과거엔 스스로 포르노사진작가라고 외쳤던 아라키 노부요시를 대단한 예술가인양 포장을 하기도 했었다. 수퍼모델에 대한 도전자들의 욕망을 담보 삼아 옷을 벗기면서 예술과 패션이라는 명분이 그리도 절실했을까.

    제대로 사진작가 조선희의 누드나 세미누드 작품을 본 일이 없다. 하지만 그의 사진이 플레이보이에 실린 누드 보다 월등하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토록 방송에 출연한 도전자들이 우러러 보는 세계 유명모델들. 그녀들 중 상당수는 매월 각종 남성잡지에서 유방까지 드러낸 알몸누드 사진으로 표지를 장식하기도 한다. 문화란 급이 두부썰듯 딱 잘려 위아래가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맞닿아 뒤섞여 있는 것이다.

    물론 플레이보이 누드와 패션 누드는 다를 것이다. 하지만 미묘한 차이가 있을 뿐 성을 강조해 상업성을 극대화한다는 본질은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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